저는 마른 사람이었습니다. 어릴적부터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로 사람들은 부러워했었습니다. “배가 홀쭉 하네~ 아휴 부러워” 팔다리도 얇고 몸이 가벼워 늘 지치지 않고 활기가 넘치던 사람. 그게 저였습니다. “저는 왜 당뇨병에 걸렸을까요?” 최근 당뇨병은 흔하디 흔한 병이지만 감기처럼 약먹고 쾌차하는 병은 아닙니다. 쉽게 말해 내 몸이 끈적끈적해지는 병이죠.
제 나이 40살 저는 당약을 먹고 있습니다.
1. 환경과 습관
아마 본 포스팅을 읽고 계신 분 이라면 당뇨병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 소 제목에서 처럼 환경과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 인지도 느끼고 계시죠?
저는 유년 시절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처럼 쌀밥을 기본적으로 먹고, 국과 찌개는 옵션으로 같이 먹었습니다. 물론 아침, 점심, 저녁 3끼 다요.
기억의 왜곡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딜 가도 그랬습니다. 식당, 친구집, 할머니 댁을 가도 말이죠 그 많은 것을 다 먹어도 더 먹으라는 권유가 끊이질 않았죠.
자 이렇게 먹고 나면 과일을 주십니다. 이게 괴로웠을까요? 아니요 저는 한식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주면 주는대로 다 먹었죠. 맛있으니까요.
이런게 환경 아닐까 싶습니다. 이 환경 속에서 자라온 저는 당연히 성인이 되어서도 습관을 고치지 못하죠 고기집에 가서 고기 보다 공기밥을 더 많이 먹습니다.

2. 당뇨병의 시작은 도대체 언제 였을까?
20대 중반이 되며 술 맛을 알게 되고 사람들과 밤늦게 까지 어울리게 되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키 175에 60~62키로 정도 되는 깡마른 몸을 가지고 있던 저는 보기 좋게 살이 오르기 시작했죠 가끔씩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은 “ 너 살쪘지? “ 라고 묻는게 의례 행사가 되어 버렸고 어느새 그 말이 듣기 좋아 졌죠.
그런데 궁금했습니다. 나는 마른 사람인데 그렇게 많이 먹어도 안 찌던 살이 왜 찌는 거지?
궁금증은 길지 않았습니다. 나도 살이 찔 수 있다는 생각에 식습관을 멈추지 않고 술과 야식의 패턴을 이어 갈때 쯤 30대가 찾아 왔고 저도 연애와 결혼이라는 경사를 만나게 됩니다.
아마. 이 때가 당뇨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도화선이 된 것 같습니다. 여러분 스트레스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시나요? 내 몸에 숨어있는 모든 병을 활성화 해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 몸에 잠자고 있던 폭탄은 당뇨병이었습니다.
스트레스의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누구나 개인적인 사정은 있잖아요^^
여기서 말씀드리려는 것은 스트레스에 대한 것 입니다.
욱하는 성격이나 집요한 완벽 주의자의 성향은 아마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입니다. 저 또한 계획이 어긋나거나 무엇이든 저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제일 먼저 제 마음을 두드리던 것이 스트레스 였습니다.
어느날 회사에서 종합검진을 받았습니다. 항상 “정상”이라는 통지서 속 글자가 익숙한 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건강검진 결과서를 책상 서랍에 고이 모셔두게 되죠.
3. 당뇨병은 내 몸에 미리 경고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는 재검사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공복 혈당이 130을 넘어간 숫자가 표기되어 있었죠 정상 120이하. 겨우 10정도 높은 수치라
검사가 잘못 되었다 생각했죠.
30대가 되자 몸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피곤합니다. 네 그냥 피곤해요
잠을 자도 피곤하고, 영양제를 먹어도 피곤하고, 눈도 침침 하고 무기력합니다.
다음 건강 검진에서는 공복 혈당이 160이 넘어 갔습니다.
많은 생각이 듭니다. 아.. 우리 어머니도 지금 당뇨약을 드시지.. 할머니도 당약을 드셨지
네 집안이 유전적으로 당뇨병 이력이 있습니다.
유전이 원인일까요? 제 유전자 안에 30대 중반이 되면 당뇨병이 찾아와야 한다는 정보가 심어져 있을까요?
아닙니다. 지금의 제 병은 제가 만든 병입니다. 저희 할머니, 어머니도 전부 본인들이 만든 병입니다.
다 같은 환경과 습관을 가지고 계셨거든요.
어머는께서는 아직도 당뇨약을 드시지만 국, 찌개는 옵션으로 드십니다.
저의 당뇨 폭탄은 유전자의 힘과 시너지효과를 내며 발현 된 것입니다.
4. 내가 땀흘린게 언제더라?
당뇨병은 찾아왔고 저는 재빠르게 받아들였습니다. 어차피 제가 제 몸을 이렇게 방치 했으니깐요.
참 많은 당뇨 식습관 가이드와 TV 매체의 건강 프로그램에서 하는 모든 내용이 이제는 저와 밀접한 얘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또 생각에 빠집니다. 어릴때 당뇨가 왔어도 벌써 와야 하는데 왜 지금일까?
스트레스는 어릴때도 받죠. 제가 생각이 든 것은 한가지 였습니다.
현재 환경! 먹는 환경이 아닌 일하는 환경입니다. 출근해서 일 할때 앉습니다. 점심 때 먹습니다. 다시 일 할 때 앉습니다. 그리고 저녁먹죠
집에서 눕습니다. 매일 이것의 반복 입니다.
내가 내 몸을 격하게 움직여 땀을 흘린게 언제더라? 기억이 안납니다.
어린 시절 라면 한봉을 먹어도 농구 3시간, 등,하교 걸어서 1시간 이런 것들은 그저 추억일 뿐이죠.
몸무게가 73kg가 되어버린 상태입니다. 20대와 비교해서 약 11kg 정도가 늘었죠.

5. 당뇨약 복용
지금 제 나이 40살이 되었습니다. (몸 무게의 큰 변화는 없습니다.)
초기 당화혈색소 9.0으로 판정을 받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을 먹으며 6.4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약을 먹고 혈당이 조절이 되니 생각보다 피로도가 많이 개선되었으며, 시력도 개선이 되었습니다.
덩달아 무기력증도 많이 해소가 되었구요.
나는 왜 당뇨병에 걸렸는가에 대한 답은 간단했습니다.
어린 시절 먹으면 먹는대로 뛰었습니다. 걸어 다녔으며, 스마트폰은 물론 자동차도 없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그것을 다 소비했기 때문에 살이 찔 틈이 없었으며 기초 대사량도 높았던 것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약을 먹는 것을 딸래미가 보면 묻습니다.
“아빠 약 언제까지 먹어야해?” 저는 피식 웃음이 납니다. 그건 저도 잘 모르는 답이지만 아마도
새로운 치료법이 나올 때 까지겠지요.
삶이 풍요롭고 여유로워 질수록 당뇨병에 걸리는게 아니고 내가 게을러질수록 병이 찾아오는구나를 너무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당뇨에 대해 몇가지 전문적인 지식을 참고해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귀찮으면 적게 먹고 조금 움직이시고, 많으 드시고 싶으면 많이 움직이세요.
스트레스가 찾아오면 뛰세요, 뛰면 생각보다 머리가 맑아집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